Updated : 2026-04-11 (토)

내년부터 코인에도 세금…취득가 모르면 세금폭탄?

  • 입력 2021-10-29 14:55
  • 장순원 백브리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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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 1월부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 투자로 돈을 벌면 세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1년 단위로 모든 가상자산의 매매 손익을 합해 수익이 생기면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수수료 같은 비용을 제외한 뒤, 기타소득세 20%(지방소득세 2% 포함하면 22%)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기타소득세는 로또나 그림 판매처럼 일회성 수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금융자산으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습니다. 가상자산에서 번 소득은 다른 금융 소득과 합산하지 않습니다.

◇내년부터 가상자산 양도차익 22% 과세

당장 코인거래소 같은 가상자산사업자들은 내년부터 투자자의 거래 내역을 과세 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생깁니다. 취득가격과 양도가격, 수수료 비용 같은 항목을 분기마다 보고를 하는 것입니다.

기재부와 국세청은 연말까지 보유한 가상자산은 올해 12월31일 밤 12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평균 시가나 실제 취득한 가격을 취득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취득가가 높을수록 세금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양도차익이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올 연말까지 생긴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봐주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비트코인을 2년전 1천만원 샀는데, 올해 연말 기준으로 6천만원이 돼 있다면 취득가를 6천만원으로 신고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2천만원에 산 비트코인이 1천만원이 돼 있다면 역시 2천만원으로 신고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자료: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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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차익을 계산할 때는 '선입선출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산 가상자산을 먼저 판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작년 1월에 첫째 비트코인을 1000만원에 샀고, 올 10월에 2번째 비트코인을 7000만원에 구매를 했다고 가정을 해보죠. 올해 연말 12시에 평균 시가가 5000만원으로 보겠습니다. 1번 비트코인의 취득가는 5000만원으로 하는 게 유리하겠죠. 반대로 2번 비트코인은 7000만원이 취득가액이 됩니다. 이걸 내년 1월에 1억원에 하나 팔고, 또 12월에 남은 하나를 6000만원에 매각을 하면, 먼저 산 1천만원짜리 비트코인은 취득가 5000만원에서 1억원에 판 것으로 계산을 해서 일단 양도차익이 5천만원이 생겼습니다. 두번째는 7천만원에 사서 6천만원에 팔았으니 1천만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이 두개를 합산하면 4천만원의 양도차익이 생겼고, 여기서 250만원을 빼고 여기에 22%를 곱한 825만원(나머지 비용은 0원으로 계산)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선입선출법은 복잡합니다. 거래소도 시스템을 만드는 데도 쉽지 않습니다. 과세당국은 선입선출법 외에 다른 방식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또 다른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자들이 이렇게 복잡한 양도차익을 일일이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득세는 매년 5월 납세자가 직접 신고를 해야합니다. 국세청은 가산자산거래소에서 받은 거래내역 정보를 바탕으로 5월 소득세 신고 전 홈텍스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가상자산거래소도 현재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서비스와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어 투자자들이 소득신고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취득가격 모르면 0원‥투자자가 취득가 증명
문제는 가상자산은 취득가격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은 국내 거래소에서 다른 국내 거래소로, 혹은 해외 거래소로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에어드랍(기존 가상자산 보유자들에게 무상으로 코인을 배분하여 지급하는 행위)이나 채굴 등으로 얻거나 혹은 P2P 거래를 해서 USB에 넣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에 샀는지 알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국세청은 일단 취득가액을 증명할 수 없는 자산은 취득가액을 0원으로 계산해도 넘겨도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의 취득가가 확인이 되면 그대로 제출하면 되고, 안되는 경우 일단 0원으로 써서 국세청에 제출한다는 겁니다. 판매가격 전부가 양도 차익이 됩니다. 증빙은 투자자가 해야 합니다. 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취득가격이 0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판매가격이 양도차익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거래소가 문을 닫았거나 직접 채굴해 취득가액을 증빙하기 어려운 경우 세금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합니다.

해외에서 국내로 옮겨왔거나 해외에서 사고 팔았다면 관련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같은 해외거래소가 과세당국에 자료를 줄 의무도 없습니다. 내년 과세가 시작되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세청은 국내에서 해외거래소로 자산을 넘길 때 '이전' 기록이 남으니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팔아 국내로 들어올 때 검증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또 주요국끼리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니, 조만간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사고 판 내역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거래를 한 투자자들이 소득을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다가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장외거래나 P2P 거래, 해외거래소거래 이런 측면에서 탈세나 탈루 같은 불법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겁니다.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와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주식 과세는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되며 공제액은 5000만원이나 되지만 가상자산은 당장 내년부터 250만원만 공합니다. 대체 불가능 토큰(NFT),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에 관한 과세 형평성 문제도 나옵니다.

현재 국회에서만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이 4개나 올라와 있습니다. 내년 대선과 지방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코인 투자자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서 과세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장순원 언더스탠딩 기자 changsw5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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