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6-05 (금)

[독자기고] 천연기념물 진돗개, 보호소에서 스러지다.."무관심이 부른 예고된 죽음"

  • 입력 2026-06-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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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 26마리가 진도군의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사실이 확인됐다. 보호소 측은 이들이 입양되지 않을 경우 안락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견주가 고령과 건강 문제로 사업을 접으면서 26마리를 천연기념물 명단에서 제외한 데 따른 것이다(한국일보).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11마리는 전남 진도군의 한 개 도살 농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진돗개가 보호받아야 할 바로 그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구조된 65마리 가운데 11마리가 국가가 관리하던 진돗개였으며, 대부분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천연기념물 진돗개마저 식용으로 도살돼 온 것이다(JTBC 뉴스).

이 같은 사례는 진돗개 학대의 일부에 불과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는 정부가 추적·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혈통이 충분히 순수하지 않아 보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병에 걸리거나, 허가 없이 진도 지역을 벗어나거나, 그 밖의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천연기념물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지정이 취소된 개들은 대개 유기동물보호소로 보내지며, 짧은 기간 안에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될 가능성이 크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보호소는 매일 새 개체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입양도 더딘 개들을 오래 데리고 있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순종견 1만6,665마리, 비순종견 6만3,474마리가 유기된 것으로 집계됐다(한국동물복지협회). 한겨레에 따르면 동물 구조 현장에 있는 개의 80퍼센트 이상이 진돗개이거나 진도 잡종 개이다. 이는 대부분 진도 잡종 개거나 진돗개인 비순종견이 순종견에 비해 선호도가 크게 낮고, 유기율도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선호도가 낮은 만큼 진돗개와 진도 잡종 개는 보호소에서 입양되기도 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보호소 내 과밀로 이어져 안락사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대중의 무관심이다. 무관심 탓에 보호소는 개를 돌볼 자원봉사자가 부족하고, 이는 운영 여력 감소와 안락사 증가로 이어진다. 개 농장에서는 개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붙잡혀 잔혹하게 도살되며, 고기가 부드러워진다는 속설 탓에 매질로 죽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진돗개에 대한 관심이 낮은 탓에 이런 실태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문제 자체가 알려지지 않다 보니 정부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막을 수 있는 죽음을 막기 위해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진돗개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보다 극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법적 강제도 필요하다. 진돗개를 보호하기 위한 법은 이미 존재한다. '개의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다만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의 개정과 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불법 개 농장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더 체계적인 구조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안락사 자체를 금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일부 개체에는 안락사가 불가피하고, 아무리 관심이 높아져도 유기·실종견이 매일 보호소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입양되지 않은 개들을 무한정 보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인 진돗개에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개개인의 관심이다. 관심은 결국 입양 증가와 보호소 운영 여력 확대로 이어져 안락사되는 개의 수를 줄일 것이다.

청라달튼외국인학교 안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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