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합작사를 설립했었죠. 이번에 통합 앱인 ‘우티(UTI·우리들의 택시)’를 출시했습니다. 사전 확정요금제 등 그간 보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전 확정요금제라는 서비스가 다소 생소하실 텐데요. 보통 택시를 타면 주행거리에 따라 요금을 냅니다. 흔히들 ‘미터기’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우티는 주행거리에 상관없이 처음 출발할 때 미리 요금을 확정해서 받겠다는 겁니다. 차가 달린 만큼 요금을 내는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집겠다는 겁니다. 단순히 말하면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우티의 이 같은 발표 때문에 과연 어떤 서비스가 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버는 호주에서 이 같은 요금체계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례는 달라서 그와 꼭 같은 순 없겠지만, 이미 우버 입장에선 경험해본 서비스인 셈입니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이전까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버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제외하면 요금을 추가하지 않겠다고 얘기합니다. 갑자기 교통사고가 났거나, 미처 파악이 안 됐던 도로공사 등으로 차가 막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럴 때는 승객이 요금 재산정을 통해 돈을 더 내야 할 수도 있는데요. 자칫하면 택시 기사랑 승객이 싸우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욱이 이런 위험을 제외한다고 하면 이게 무슨 확정 요금제냐는 반문도 있습니다. 반대로 뒤집어서 보면 이런 상황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한창 차가 막히는 시간에 사전에 요금을 확정하고 택시를 탔는데, 교통체증이 해소돼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되는 경우인데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선 택시 기사가 승객에게 돈을 돌려주냐는 거죠.
우티 측은 이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현재 해당 서비스 승인을 놓고 국토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데, 협의가 끝난 이후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티가 이런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합작사인 티맵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버는 2015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다른 나라에서와는 달리 처참한 실패를 맛봤죠. 당시 우버는 구글맵을 썼었습니다. 당시 국내 지도 데이터를 넣을 수 없어서, 티맵의 데이터를 임시방편으로 가져다 썼습니다. 우버의 실패가 구글맵 때문이란 얘기도 있었죠.
하지만 이번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1위 기업인 티맵이 든든한 파트너입니다. 티맵은 20년 전 네이트 드라이브를 모체로 한 내비게이션 앱인데요. 그간 쌓아 놓은 데이터가 경쟁 앱 대비 월등히 많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사전 확정요금제를 운영해본 우버의 경험에, 티맵의 풍부한 데이터를 더하면 요금 예측을 더 정확히 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합승 서비스 출시도 예고했습니다. 국내에선 택시 합승은 1982년 이후로 법적으로 금지됐었습니다. 합승 때문에 여러 분쟁이나 범죄가 빈번했던 게 이유였는데요. 지난 6월 국회가 관련 규제를 바꿨죠.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경우엔 승객이 합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 겁니다.
심야 시간에 택시가 잡히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택시 호출앱이 보편화된 이후 심야에 택시 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택시 기사들이 장거리를 뛰려고 일부러 가까운 곳으로 가는 콜을 받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합승이 가능해지면 이런 문제가 다소 해소될 수 있다는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항하기 위해 가맹 택시 수수료도 크게 낮췄습니다. 카카오는 가맹 택시로부터 요금의 3.3%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우티는 2.5%만 받겠다고 합니다. 또 자동 배차가 되는 카카오T 블루 서비스는 거리에서 호출앱이 아닌 거리에서 그냥 승객을 태울 때도 수수료를 내는데요. 우티는 이 수수료도 받지 않겠다고 합니다.
관건은 우티가 카카오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느냐인데요. 서비스만 보면 꽤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가맹 택시 수를 늘리기 위해 수수료를 낮춘 것도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우티가 성공을 거둔다면 카카오 독점체제였던 택시 호출앱 시장도 경쟁체제로 바뀌게 되죠. 여기에 최근 토스가 타다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타다가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큼 편리하고 싼 서비스를 더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