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11 (토)

주먹구구 행정의 후폭풍‥목동아파트 주민들은 억울하다

  • 입력 2022-12-08 15:39
  • 장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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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 행정의 후폭풍‥목동아파트 주민들은 억울하다이미지 확대보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지구단위계획이 최근 서울시 도시계회심의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목동 재건축의 밑그림이 드디어 나온 겁니다. 주민들이 오랜 기간 기다렸던 재건축이 본격 시작될 발판이 마련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목동 신시가지 1~3단지 주민들은 이 지구단위계획에 반발하면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언뜻 이해가 안됩니다. 서울시가 재건축 신호탄을 쏴 줬는데 왜 이러는 것일까요. 내막을 살펴보겠습니다.

◇목동 주민들은 왜 반발하나

목동 지구단위계획은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에 최고 35층 아파트를 지어 현재 2만 7천 가구를 5만 3천 가구로 늘리는 내용입니다. 14개 단지를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해 평균 용적률을 130%에서 300%까지 상향할 계획입니다.


14개 단지 가운데 나머지 단지 대부분은 3종 일반주거지역입니다. 반면 1~3단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 1~3단지를 3종으로 올려주기로 결정을 한 겁니다. 대신 조건이 붙습니다.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겁니다.

서울시의 2종 기준 용적률은 190%입니다. 3종으로 종상향하면서 일정한 조건 즉 민간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면 허용 용적률을 230%로 올려주는 겁니다. 대신 약 1000가구를 민간 임대로 공급해야 하는데, 주민들은 이 종상향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는 겁니다.

◇용적률 그냥 올려달라? 과도한 지역 이기주의 아닌가

서울시에서 용적률을 상향할 경우 기부채납처럼 공공에 기여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왜 목동 1~3단지는 반발하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과거 서울시는 지금처럼 일반 주거지역을 1~3종으로 세분화하지 않고, 그냥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300% 이렇게 뭉뚱그려 관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도시도 과밀해지고 관리도 제대로 안됐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부터 일반주거지역을 세분화해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고밀화된 지역, 즉 고층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3종으로 하고 저밀도 지역은 1종으로 분류해서 관리를 하겠다는 겁니다. 종에 따라 올릴 수 있는 건물의 높이가 다릅니다. 종을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매우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습니다.

서울시는 13층 이상인 건물의 동수가 총 건물의 10%를 초과하는 지역의 경우 3종으로 분류하면서 구별로 형평성도 맞춘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목동 1~3단지의 경우 고층(13층) 건물 비중이 20~23.5%(1단지)입니다. 서울시 매뉴얼상으로는 3종으로 분류해야 마땅합니다. 양천구에서도 3종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도심위 심사 끝에 2종으로 분류가 된 겁니다. 1~3단지가 5층 이하 저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고려됐습니다. 목동 내 특정 단지는 1~3단지보다 용적률이 낮았지만 3종으로 분류했을 정도입니다.

당시 서울시 도심 위에서 종 세분화를 결정했는데, 이 문제를 두고 고민했던 흔적이 있습니다. 다른 구는 2003년 종 세분화를 마무리했는데 양천구만 2004년 초까지 결정을 못했습니다. 도심위에서도 1차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서 2차까지 회의를 했을 정도로 난항을 겪었습니다.

당시 도심위 회의록을 보면 서울시 공무원이 "1~3단지는 서울시 기준으로는 3종인데, (5층이 상대적으로 많으니) 2종 12층으로 건의합니다."라고 하니 도계위 심의위원이 "이번에 2종 12층으로 하고 나중에 3종 상향이 가능한가요"라고 물어보고, 서울시 공무원도 "2종으로 결정된 대규모 아파트는 추후 집단 계획을 할 때 3종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을 구비했습니다"라고 답변하는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구체적 조건도 붙여놨습니다. 2종으로 세분화하면서 나온 지적도에 "향후 지구단위계획 수립할 때 종 세분 검토 조정"이라는 문구를 적시했습니다. 추후 재건축을 할 때 종상향을 해주겠다는 약속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목동 주민들은 이를 근거로 애초에 3종인 1~3단지를 2종으로 분류했으니, 종상향이 아니라 종 환원이며 당연히 임대주택 조건을 빼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서울시가 1~3단지를 2종으로 지정한 이유

1~3단지 주민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종을 세분화하면서 구별로 어느 정도 형평성을 맞추려 했습니다. 양천구의 경우 목동 대단지가 있어 기본적으로 3종 비율이 높았습니다. 또 신정 뉴타운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3종 비율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습니다. 양천구에서 서울시에 처음엔 3종 비율을 51% 정도로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40%가 됐습니다.

3종 비율 면적이 넓다는 것은 나중에 고밀개발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특정 구만 이 비율이 높다면 서울시로서는 다른 구의 항의를 받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구별로 어느 정도 3종 비율 키높이를 맞추려 비율을 조정한 겁니다. 당시 양천구는 신정 뉴타운 개발을 위한 3종 지역을 확보하면서 서울시의 요구도 맞추기 위해 5층 단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1~3단지를 2종으로 지정하는 것을 수용한 게 아닌가 하고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목동 1~3단지 주민 입장에서도 재건축 연한이 많이 남아있었고, 당시 양천구청장도 재건축할 때가 되면 종상향을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어물쩍 넘어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억울한 2종, 목동 말고 다른 곳은 없나

대치 청실(12층), 헬리오(가락시영) 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당시 2종 지역으로 지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들은 당시 5~12층 아파트였습니다. 서울시 가이드라인 상 2종으로 지정돼야 하는 곳입니다. 이후에 3종으로 종상향했습니다.

목동은 원래 2종 조건 지역이었고, 3종 조건인데 2종으로 분류된 곳은 서울에서 목동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2009년에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신규 계획 수립 기준이라는 게 마련되면서 상황이 꼬였습니다. 종 상향 시 기부채납 원칙이 마련된 겁니다. 즉 종상향을 하면 무조건 일정 부분 기부채납을 하건 임대주택을 넣건 해야 한다는 룰이 생긴 겁니다.

◇민간임대주택이면 나쁜 조건은 아닌데…

목동 1~3단지의 조건부 종상향은 사실 지난 2019년 12월에 이미 결정이 됐습니다.

서울시의 종상향은 조건이 붙습니다. 예를 들면 공원이나 도로 광장처럼 기반 시설에 해당하는 부분을 기부채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민간 임대주택은 주민들이 아파트를 지어 민간 임대 사업자에게 팔면 고스란히 주민 수익이 됩니다. 기부채납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 아마도 1~3단지 2종 지정의 억울함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었을까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2020년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하면서 문제가 꼬였습니다. 6·17 부동산대책 등이 나오면서 임대 사업자에게 제공하던 세제혜택이 사실상 다 사라졌습니다. 법인에 대한 6억 원의 기본공제를 폐지하고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법인은 과표와 상관없이 최고 6%의 세율을 부과(농어촌특별세 포함하면 7.2%) 하게 된 겁니다. 법인 사업자로서는 매년 7%씩 세금(종부세)를 내고, 매각할 때도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되면 남는 게 없습니다. 임대 사업자가 수익을 내려면 매각 가격을 많이 할인해야 하는데,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을 하는 겁니다.

조합이 떠안고 있다 매각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일단 조합원의 분담금도 늘어날 것이고 제대로 관리하기 쉽지 않습니다.

2019년 이후 정치적 환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목동 조건 없는 종환원 공약을 했습니다. 재건축 규제완화에 호의적인 정권도 들어섰습니다. 1~3단지 주민 사이에서는 이번에 지구단위계획 나오면 3종으로 조건 없이 환원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 입장은

서울시는 조건 없는 종상향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합니다.

1) 도심의 회의록에 3종 상향이 가능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해도 서울시가 이를 따라야 하는 의무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회의에서는 여러 내용을 논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또 종 세분 검토 조정이라는 조건이 붙었다고 해도 상향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지 조건 없이 해주겠다는 내용은 아니라는 겁니다.

2)종상향 시 공공기여는 거스를 수 없는 원칙이 됐습니다. 특히 서울시 조례에 종 상향 시 어떤 조건을 제시한다는 내용은 있지만 종환원이라는 것은 아예 없습니다. 목동 1~3단지를 위해 조례를 바꾸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3)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라는 조건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상당히 배려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

결국 목동 1~3단지 주민들과 서울시가 협의를 해야 할 문제입니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긴 한데, 다른 지역과 형평성 등을 들어 목동 1~3단지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여럽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목동 1~3단지 주민들은 종환원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2004년 당시 종세분화 결정 당시 주먹구구 혹은 책임 떠넘기기 행정의 부작용이 이제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 같습니다. 목동 1~3단지가 희생양이 됐으나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니 풀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꼬여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부터 깔끔하게 일 처리를 하지 않은 결과가 이렇게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행정당국은 꼭 깨달았으면 합니다. 목동 1~3단지부터 결자해지라는 원칙을 세웠으면 합니다.





장순원 언더스탠딩 기자 changsw5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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