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컨하우스를 구매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한적한 시골에 있는 전원주택이나 바닷가 아파트를 별장처럼 활용하는 겁니다. 하지만 별장용 세컨하우스를 샀다가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세법상 상시거주하지 않는 별장에 대해서는 취득세와 재산세를 중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별장으로 자진신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주택자 과세가 강화되자 별장을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세를 아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이 경우 나중에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시죠.
●세컨하우스 샀다가 세금폭탄? 세컨하우스는 주로 거주하는 주택 이외에 주말이나 특정 시즌 별장처럼 쓰려는 목적에서 구입합니다. 그런데 지방세법에는 이런 주택을 별장으로 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고급 주택, 선박과 함께 별장도 사치성 재산으로 봅니다. 사치라는 이름이 붙으니 취득할 때 10%의 세금을 내야 하고 매년 재산세도 4% 정도 중과세합니다. 일반주택으로 신고했을 때와 비교해 10배 안팎의 세금 부담을 짊어져야 합니다.
장점도 있습니다. 별장으로 분류하면 주택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빠집니다. 특정 요건을 갖추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노리고 주택으로 신고했다가 거주주택을 팔기 전 별장으로 등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별장 하면 넒은 정원이 딸린 고급 주택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법상으로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1) 주거용 건물로 2) 늘(상시) 주거용으로 쓰지 않고 3) 휴양, 피서, 놀이 용도로 쓰면 별장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도 별장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서 살면서 제주도 서귀포시 아파트를 주말이나 외국 바이어의 초대, 미국 유학 중인 두 딸이 귀국하면 머무는 장소로 쓰고, 주로 여름 휴가철이나 주말, 공휴일 사용했다면 별장으로 봐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례입니다. 강원도 강릉이나 속초에 세컨하우스로 아파트를 하나 사놓고 여름에 쓴다면 별장이 되는 것이죠. 별장으로 분류가 되는 순간 앞서 말씀드린 세금 폭탄(재산세 4% 등)이 부과됩니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집니다. 강변에 있고, 주변은 녹지에 수영장도 딸려있고 각 호실도 간헐적으로 쓰인다고 하면 이곳도 별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법인이 골프장 부지 콘도를 사서 업무협의 한 두번 외에 휴양, 피서 시설로 썼다면 이것도 별장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실제 사용 용도가 별장이면 별장이 되는 겁니다.
다만 1)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읍면에 있는 주택
2) 대지면적이 660제곱미터(200평) 이하이면서
3) 건축물 가액이 6500만원 이내 주택은 별장에서 제외합니다. 농촌지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니,
이런 주택은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도록 취득세나 재산세를 중과하지 않는 겁니다. ●공무원 재량에 따라 애매한 분류 문제는 별장과 일반 주택이나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일단 외관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모두 주거용 주택이니까요.
별장은 1)스스로 신고할 수 있고(별장으로 신고하면 공무원이 별장 여부를 심사해 지정합니다.) 2)지자체와 과세 당국의 일제 조사를 통해 별장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실제 별장으로 활용해도 일반 주택으로 신고를 했습니다. 별장 세금이 훨씬 높았으니까요. 별장으로 지정되는 것은 대부분 공무원이 조사해 강제로 별장으로 분류하는 경우였습니다. 지자체에서는 통상 재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 일제 조사를 나갑니다. 관내 주민등록을 두지 않은 주택 가운데 별장으로 의심되는 곳을 찍은 뒤, 상시 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됩니다. CCTV를 달아서 판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시 거주라는 게 애매합니다. 얼마나 자주 사용해야 상시 거주인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도 다분합니다. 민원이나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납세자 입장에서 소위 재수 없으면 별장으로 지정돼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별장으로 지정해 과세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별장에 대해서는 최근 5개년도(2015~2019년) 연평균 66건, 20억7천만원 취득세를 거뒀을 뿐입니다. 게다가 별장으로 분류되면 중과세를 하니 지방에 세컨하우스를 사려는 투자자의 발길만 돌리게 한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별장(세컨하우스)을 사치라고 보는 과거 잣대가 현재는 맞지 않고 실효성도 없는 별장 중과세 제도를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도 큽니다. 국회에서도 2020년 권성동 의원이 별장에 대한 취득·재산 중과세 규정 폐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별장 절세 노리는 다주택자 반대로 세컨하우스를 별장으로 자진신고한 뒤 세금을 줄이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에 징벌적 과세를 하면서부텁니다. 별장으로 분류되면 재산세가 4%가량 부과되는데, 다주택자 종부세는 최대 6%이니 차라리 별장 재산세를 내는 게 낫다는 겁니다.
또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특례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별장은 종부세 계산할 때 주택수에서 빠진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이 때문에 2주택자인 경우 한 채를 별장으로 등록을 하면 남은 주택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 두 채 가운데 한 채를 별장으로 신고해 양도세 비과세 받은 전례도 있습니다. 일선 세무서에서는 지방세법 규정에 따라 별장으로 과세되는 건축물은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는 예규를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비과세 관행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2주택자가 한 채를 별장으로 등록하면 나마저 한 채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세법에서 양도세를 매길 때 별장을 주택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별장도 주택으로 보고 과세한다는 내용도 없습니다. 애매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판례와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 대법원 판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수도권에 주택이 한 채 있고 제주도의 아파트를 실제 별장으로 활용한 부부가 서울에 있는 집을 팔면서 1가구 1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했다가 나중에 과세당국이 2주택자로 보고 나머지 양도세를 추징하자 불복해 소송을 한 사건입니다.
실제 별장으로 썼던 부부는
①실제 별장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구 소득세법상 주택에 해당하지 않고,
②별장을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는 비과세 관행이 형성되어 있으며,
③세무 관청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별장을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표명했으니
별장은 양도세 부과 대상인 주택에서 빼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①별장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만으로는 소득세법상 주택서 제외할 수 없고…
②건축 목적, 건축물의 위치와 구조, 주말 휴양 등의 별장 용도에 특유한 시설 등의 존재 여부, 취득세나 재산세 등이 별장으로 중과되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선별적으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적용 여부를 결정해왔으며…
③ 언제든지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상태이고, 휴양용으로 개조한 흔적도 없고, 별장으로 취급돼 재산세 등이 과세된 바도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에서는 해당 주택을 별장으로 신고하고 취득세나 재산세를 내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했습니다. 주택 소유자가 2014년 주택을 팔고 이듬해인 2015년 별장 확인서를 받았는데 양도세 부과에 대비한 사전조처로 본 겁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별장도 양도세 부과 대상인 주택으로 보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특히 아파트처럼 언제든 상시 거주용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실제 별장으로 써도 주택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그럼 아파트나 연립주택이 아니라 정말 시골 전원주택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대법원의 판단대로라면 휴양이나 놀이용으로 쓴 단독주택이면서 스파나 수영장도 딸려있고 처음부터 별장용으로 신고해 세금까지 꼬박꼬박 냈다면 주택에서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장할 수는 있다는 게 세무 업계의 생각입니다. 다만, 명확한 규정이나 판례가 없어 과세당국과 다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택을 별장으로 신고해 주택 수를 줄이는 방법은 불확실성이 커 절세용으로 활용하기는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