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11 (토)

中리오프닝, 우리 수출에 도움 안되는 이유

  • 입력 2023-04-11 15:29
  • 장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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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세계 경제에 파열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금융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주력인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세계경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매크로(거시) 이코노미스트인 조영무(사진) LG경제연구원 박사가 짚어봤습니다.

Q:올해 한국경제의 전망은.

A: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겁니다. 우리 경제의 주력인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은 전망이 아니라 희망에 가깝습니다. 중국이 리오프닝을 했지만 긍정적 효과가 크지 않은 모습입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경기 회복이 둔화하고 있는 것도 뼈아픕니다. 정부가 그나마 돈을 쓰는 상반기는 그럭저럭 버티지만 재정지출 여력이 소진되는 하반기는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연초 올해 GDP 성장률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이런 전망치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Q: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경제에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A:SVB나 뉴욕의 시그니처 뱅크, 유럽의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산은 개별적으로 각각의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근본적 이유는 같습니다. SVB에 돈을 맡겼던 스타트업은 이전에는 돈을 맡기다 왜 예금을 찾아갔을까요. SVB가 투자했던 미국 국채는 현금화하려 했더니 왜 그렇게 가격이 빠진 걸까요. 유럽은행의 부실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망했을까요. 공통적인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평소보다 두어 배 빠른 속도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해본다면 이런 겁니다. 댐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두어 군데 물이 새고 있습니다. 댐 관리하는 곳에서 균열을 겨우 막았습니다. 그럼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자세히 보십시오. 댐에 균열이 생긴 근본 원인 즉 물의 수위가 높다(중앙은행의 금리)는 사실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상류에서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물가 압력)는 겁니다. 물가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긴축 흐름은 지속될 겁니다.

Q:우리나라는 물가가 조금씩 잡히고 있습니다.

A:3월 물가가 4.2%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4.8%)와 비교하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석유와 먹거리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4.8%나 됩니다. 서비스 물가는 1월부터 3월까지 3.8%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공공요금 인상을 뒤로 미뤄놨습니다. 어차피 올려야 할 요금입니다. 언제까지 미룰 수 없습니다.

Q:금융시장은 어떨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A: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겁니다. 어떤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 보호한도를 넘는 예금에 대해서도 정부가 나서 보호해 주겠다고 하고(SVB 파산 때 미 정부가 이런 행태를 보임), 채권자들이 주주보다 더 큰 책임(CS의 코코본드 사태)을 지는 이상한 상황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Q:은행 파산 사태 이후 미국의 정책금리 폭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A:정책금리 인상폭이 줄거나 금리 상단이 낮아지더라도 통화정책의 집행은 금융기관이 합니다. 미국 중소형 은행은 돈을 제대로 빌려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추정하기에는 0.25%~0.5% 포인트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미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많이 올리지 못해 5%에서 끝난다고 해도 신용공여기 위축되는 상황을 반영하면 실질적인 통화긴축의 강도는 5.5~5.75%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나 연준은 중소형 은행이 연쇄적으로 망하면 안되니까 예금 보호한도를 넘는 예금까지 보호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또 중소형은행에서 예금이 빠지니 대형은행이 중소형은행에 다시 돈을 쏴줬습니다. 그 돈을 중소형은행이 가계나 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있을까요. 유동성 관리를 위해서 쥐고 있을 겁니다. 앞으로 상당한 신용 긴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금리의 영향이 가계나 소비, 기업의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가 있습니다. 시차가 짧으면 반년 길면 1년입니다. 고금리 부담이 영향이 앞으로도 당분간 가계나 기업에 영향을 줄 겁니다.

Q: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어떨까요.

A:중국의 리오프닝은 분명 세계경제 성장을 이끄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죠.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1) 중국은 세계의 곡물이나 원자재의 블랙홀입니다. 일단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겁니다. 인플레로 고민하는 국가들이 많은데, 중국 리오프닝이 없었다면 미국이나 유럽이 금리를 조금 덜 올리거나 낮출 수도 있을 겁니다. 긴축을 좀 더 길게 끌고 가는 요인이 될 겁니다.

Q: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A:중국이 작년 제로 코로나정책을 펴면서 우리도 힘들었습니다. 강력한 방역 탓에 중국 경제가 위축되니 우리나라에서 수입을 덜 해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수입이 줄어야 합니다. 제로코로나 시기 중국은 우리나라에서의 수입은 많이 줄고 대만에서도 감소했는데 미국에서 수입은 되레 늘었습니다. 이 말은 중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수출경쟁력이나 산업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한테 수출할 물건이 점점 줄어들거나 중국이 우리로부터 수입할 만한 메리트가 줄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리한테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 보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해석도 있는 걸 압니다. 이런 부분은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인해 활성화되는 중국 경제의 모습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수출은 지금도 어렵습니다. 여전히 둔화 추세입니다. 중국의 수출시장인 주요 선진국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중국에 많이 수출하는 품목은 중국이 해외 수출할 때 중간에 들어가는 자본재가 많습니다. 3월 우리나라의 수출이 13%가 줄었고,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 감소 폭은 더 커졌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은 40% 가량 감소했습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폐기하면서 중국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건 주로 내수, 그중에서도 서비스 중심의 성장입니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중국의 리오프닝이 우리에게 수혜가 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Q:앞으로 통화나 재정정책은 어떻게 될까요.

A: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의도하고 계획된 경기 침체를 일으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야 물가가 잡히니까요. 인플레를 해소하라면 경기가 확 꺾어야 합니다. 그런데 침체가 마일드하다면 인플레 압력은 해소되기 힘듭니다. 그러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요. 침체는 겪는데 물가는 별로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 압력이 있으니 경기가 침체해도 금리를 많이 낮출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경제주체는 어떤 상황을 맞을까요? 경제는 안 좋은데 물가는 높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을 맞는 겁니다. 물론 과거 대표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인 오일쇼크 때와 비교하면 강도는 낮은 준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겁니다.

미 연준은 상반기까지는 금리를 올린 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리를 낮출 것으로 봅니다. 경기 침체가 오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낮추기 어렵습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은 데다 한미 금리 역전 폭리 커져 금리 인하 여력이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로 전환하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이 될 것 같습니다.

재정은 상반기에 집중이 돼 하반기에는 재정 여력이 고갈될 수 있습니다. 재정의 공백 상태가 되면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정부는 아마 추경을 통해 공백을 메우려 할 겁니다.





장순원 언더스탠딩 기자 changsw5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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