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3년만기 국채금리가 연 2%를 넘었습니다. 국채금리가 2%가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 10월24일 이후 3년 만에 처음입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작년 10월 0.92%에 불과했는데 1년 사이 두 배 가량 오른 것입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공포감이 돌고있다"며 최근 채권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며칠사이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라지자 28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시중에 푸는 통화안정증권과 단기 국채발행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시장에 풀리는 채권을 줄여 가격하락(채권금리 상승)을 막겠다는 뜻입니다.
국채금리가 뛰는 이유는 몇 가지가 맞물려 있습니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긴축 즉 금리를 올리고 있고, 한국은행도 다음 달 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하고 있는 게 큽니다. 여기에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돈이 필요한데, 채권(국채)를 찍어 돈을 조달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생각입니다. 정부의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보다 8.3% 늘린 604조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보니 다양한 풍문에 휘둘리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SK가 인텔의 낸드부문 인수용 자금을 마련하려 2조~4조원 규모의 신탁을 환매해 단기채권이 쏟아졌다는 얘기가 돌며 전날인 27일 단기채를 중심으로 채권금리가 확 뛰기도 했습니다.
국채금리는 시장금리의 기준 역할을 합니다. 무위험 채권인 국채에 신용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 다양한 채권의 가격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채금리의 움직임은 은행권 대출금리와 땔 수 없는 관계입니다. 국채금리가 은행채나 코픽스 금리를 매개로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대표적인 대출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담대는 크게 변동형과 혼합형(고정형)이 있습니다. 변동형 주담대는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금리가 움직이는데, 금리조정 당시 코픽스 금리(신규코픽스 기준)를 따르도록 설계했습니다. 고정형은 5년마다 금리가 움직이는 상품입니다. 고정형은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릅니다.
은행채 5년물은 국채 움직임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같은 기간물 국채에다 신용프리미엄을 더한 게 은행채 5년물이 움직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은행채는 국채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며 최근 두달사이 금리가 0.7%포인트 정도 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계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KB국민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최고금리 기준}는 5%를 넘어가며 두 달 전 보다 0.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국채금리→은행채 5년물 금리→고정형주담대 금리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움직인 겁니다.
반면 코픽스는 은행의 조달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합니다. 은행은 요구불이나 정기 예금을 받거나 은행채 등을 찍어 자금을 시중에서 끌어모읍니다. 이렇게 조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조달 금리가 됩니다. 이 조달금리를 계산할 때는 시장금리와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은행채도 포함하지만 예금비중이 훨씬 큽니다. 요즘 은행은 돈을 끌어모아도 대출해줄 수가 없어 자금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금 금리를 낮게 유지합니다. 굳이 높은 비용(금리)을 제시하며 돈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금 금리가 낮다보니 코픽스 금리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올라가는 편입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코픽스도 시차를 두고 시장 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국채금리 움직임을 보는 시선은 엇갈립니다. 이미 기준금리를 두어 번 올릴 것을 다 반영해 더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선과 물가 상승 흐름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을 고려하면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정반대의 예상이 있습니다.
장순원 언더스탠딩 기자 changsw5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