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은행 가운데 하나인 신한은행이 다음 달 22일 배달앱 시장에 뛰어듭니다. 은행이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앱과 경쟁하는 시대가 열리는 셈입니다.
신한은행 배달앱 이름은 '땡겨요'라고 지었습니다. 혜택을 댕긴다 또는 단골을 끌어당긴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올해는 우선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5개 구 1만5000여 개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내년에는 서울 강북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배달은 국내 1위 음식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가 담당할 예정입니다.
신한은행 배달앱의 가장 큰 무기는 저렴한 수수료입니다. 기존 배달앱 플랫폼은 입점수수료, 광고수수료, 중개수수료, 배달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많은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입점, 광고수수료는 아예 받지 않고, 중개수수료는 공공앱 수준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저렴한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신한은행 역시 이 사업을 통해 돈을 벌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럼 신한이 배달앱을 만든 이유는 뭘까요.
신한의 1차 목표는 데이터입니다. 신한은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나 가맹점주, 소비자, 라이더의 매출이나 결제 정보 등을 얻게 됩니다.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것이죠.
요즘 금융권은 데이터 전쟁입니다. 특히 마이데이터 시대 다른 은행과 경쟁을 하려면 특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유리합니다. 지금은 은행이 체크카드 정보를 활용한다고 해도 김밥천국에서 얼마 결제했다는 정보 정도입니다. 배달앱을 활용하면 김밥천국에서 김밥을 먹었는지 순댓국을 먹었는 지 훨씬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신한은행은 정산까지 담당하니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가맹점을 신용평가도 가능해집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하는 '빠른정산' 서비스가 대표적인데요. 네이버는 일정 기준을 통과한 사업자는 배송 완료 다음날 정산금을 100% 지급합니다.
더 큰 이유는 앱 사용자의 확보입니다. 은행은 당장은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요즘 은행의 과제도 고객들을 자사 앱에 자주 들어와 오래 머물게 하는 것입니다. 트래픽이 많아야 비즈니스가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고객의 트래픽을 확보하면서도 금융과 접점을 가진 곳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배달 플랫폼 꽤 매력적인 곳입니다. 배달 플랫폼은 최근 소비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앱입니다. 배민 같은 경우 월 평균 사용자가 2020만명이나 될 정도입니다. 게다가 배달 시장 규모도 점점 확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배민이나 요기요 독과점 성격이 강해 은행이 끼어들어도 저항이 적습니다. 이런 곳에서 신한이 저렴한 수수료로 고객을 확 끌어들이면 대성공인 셈이죠.
하지만 고민도 많습니다. 배달앱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입니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같은 기업들이 할인 쿠폰을 살포하며 치열한 실적경쟁을 벌이는 전쟁터입니다. 신한 역시 의미있는 사용자 수를 확보하려면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비용 대비 성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다고 해도 활용 방안까지 명확한 것도 아닙니다. 실제 음식 배달과 관련된 소비자 구매 데이터가 은행 비즈니스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