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6-05 (금)

절세컨설팅 믿었다가 폭탄맞은 사연

  • 입력 2023-03-14 16:39
  • 장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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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입장에 따라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한 일이 많이 생깁니다. 세금의 영역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는 같은데 국세청은 세금을 부과하고, 납세자는 반대로 세금을 낼 수 없다고 맞서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절세 컨설팅이 성행합니다. 한 푼이라도 세금을 줄일 수 있다며 납세자를 유혹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절세 컨설팅을 믿어서는 안됩니다. 실질 과세의 원칙과 엄격해석의 원칙이 부딪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질과세의 원칙은 법 조문과는 달라도 사실상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한 행위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고, 엄격해석의 원칙은 법 조문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과거에는 엄격해석의 원칙이 우세했습니다.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질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면 세금 부과가 오락가락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질과세의 원칙이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세금 리스크가 커진 겁니다. 황범석 필승 세무회계 대표세무사가 사례별로 절세 컨설팅의 리스크를 전해드립니다.

●세금 아끼려 교차 증여했다가…

절세 컨설팅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게 이른바 교차 증여 컨설팅입니다. 증여세는 크게 2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누진세율이 적용된다는 겁니다. 과세표준이 커지면(증여금액이 많아지면) 세율도 높아집니다. 2) 10년 동안 같은 사람에게 받으면 합산과세하도록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아버지에게 5억원을 받은 뒤 증여세로 20%를 과세했다고 해도 올해 다시 5억원을 받으면 20%를 과세하는 게 아닙니다. 작년과 올해 받은 돈을 합쳐 10억원에 대한 증여세 30%를 부과한 뒤 작년에 냈던 증여세를 빼는 구조가 됩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한 절세 컨설팅이 교차 증여 컨설팅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을 하는 자식에게 10억원을 물려주려 할 때 아들에게 5억원, 며느리에게 5억원을 증여하는 식입니다. 한 사람에게 물려주는 돈이 적으니 세금도 훨씬 적게 낼 수 있습니다. 아주 자주 쓰이는 스테디셀러 같은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컨설팅을 따랐다가 낭패가 생기고 있습니다. 2015년 대법원 판례가 나오면서입니다. 당시 사업을 하던 한 가문이 증여를 하면서 증여금액이 30억원이 넘어가자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큰 아버지가 자식하고 조카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작은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큰 집 조카에게 주식을 증여를 한 겁니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주식을 계속 증여하면 합산하니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을 쓴 겁니다. 받는 사람이 쪼개지니 증여세율도 낮아지는 원리 즉 교차 증여 컨설팅 기법을 적용한 겁니다. 법 조문만 따지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의 한 조사관이 이를 끄집어 내면서 이슈가 됐습니다. 결국 내용을 뜯어보면 자기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한 셈(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서로 조카에게 같은 주식을 증여)인데 교차 증여를 통해 세금을 피한 것이라고 보고 증여세 50%를 부과한 겁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간 재판에서 "이런 방식이 세금 회피 목적 외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라며 국세청이 승소를 했습니다. 실질 과세의 원칙이 이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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